남과북, 삶의 이야기 나누기 워크숍
“남과 북의 삶의 이야기 나누기”
- 말로 마음을 열어 통일을 준비하는 긴 호흡의 걸음
때: 2013년 5월 9일
곳: 대화문화아카데미 다사리마당
지난 5월 9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한국 사무소(이하 에버트 재단)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남과 북의 삶의 이야기 나누기” 모임을 위한 워크숍을 다사리 마당에서 개최하였다. 이번 워크셥의 목적은 이 모임을 한국사회에 좀 더 확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2011년 8월 악셀 괴델리쯔 독일 동서포럼 이사장이 방한하여 독일 통일 후 동독주민들과 서독주민들이 서로가 살아 온 삶을 이해함으로써 제도적 통일을 넘어서 내적 통합을 도모하는 동서포럼을 소개한 바가 있다. 이후 대화문화아카데미와 에버트 재단이 서로 협력, 동서포럼 방식을 원용하여 바람과 물 연구소에서 세 차례 “남과 북의 삶의 이야기 나누기” 모임을 가졌다. 1박 2일로 이루어진 그 세 차례 모임을 통하여 남한 주민과 북한 주민 각 10명이 자신들이 살아 온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 놓으면서 서로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인의 삶을 이야기 하였지만 그 속에는 역사가 있었고 각기 살아 온 사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북한에서 살다가 탈북하여 남한에 정착하면서 겪은, 다소 고단했던 삶의 이야기를 통해서 북한 주민들의 삶을 직접 본 듯이 들을 수 있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남한 주민들, 즉 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탈북한 북한 주민들 역시 남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남한 사회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로 흉금을 터놓는 친구를 만난 기분을 가졌다.
이 모임을 어떻게 하면 한국사회에 확산시켜 통일을 준비하는 뜻있는 프로그램으로 가꾸어 나갈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 온 이삼열 교수(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워크숍은, 크리스토프 폴만 에버트 재단 한국사무소 소장의 독일 동서 포럼에 대한 간략한 소개, 유영근 대화문화아카데미 연구위원의 그간의 진행과정에 대한 소개, 이 모임에 실제로 참가했던 두 명의 참가자 경험 나누기 순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두 명의 참가자는 “잘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성장과정 등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놓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함께 밥을 먹고,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통해 연대감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북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북한문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으며, 탈북 주민들이 남한에 정착하면서 힘들었던 적응 과정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감격스러웠다”는 등 참가자로서 느꼈던 소감을 나누어 주었다.
이후 워크숍의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나눈 대화시간을 통해서 이 모임이 매우 의미가 있음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었다. 특히 자신과 다른 삶을 살아 온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경청 할 수 있도록 시간, 장소, 방식 등을 세밀하게 ‘구조화’ 한 것이 인상적이며, 그러한 모임의 형식이 자신들이 이제까지 해 왔던 남북주민의 만남 프로그램과 다르게 효과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하였다. 그리고 현재 제작 완성 단계에 있는 “남과 북의 삶의 이야기 나누기” 매뉴얼에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다만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이 고비용임을 지적하며 과연 비용이 적지 않게 드는 모임을 작은 단체들에서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지, 따라서 이 모임을 지속, 확산시키기 위하여 재정을 확보하는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이야기 되었다. 그리고 이 모임의 목표가 서로에 대한 이질감을 없애고 이해하는데 있지만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탈북주민들이 남한 사회에서 적응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제안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