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기와 평화의 길> 대화모임이 열렸습니다
'북한의 공포, 남한의 체념'을 극복하기 위한 새 길 찾기
-대화모임 ‘북핵 위기와 평화의 길’ 열려
일시: 2017년 11월 30일(목) 오후 2시~7시 평창동 대화의 집
주최: 대화문화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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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분수령에 놓여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고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다음 날인 11월 30일, 대화문화아카데미는 서울 평창동 대화의 집에서 ‘북핵 위기와 평화의 길’ 대화모임을 열었다.
긴급한 시기인 만큼 이날 대화모임의 열기는 뜨거웠다. 많은 참석자들은 “지금은 굉장한 창의성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엄중한 국면”이라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으며, 어떤 창의성을 발휘해야 바라는 평화의 지평을 열 수 있을까 하는 데 대한 서로의 통찰을 교환했다.
하영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으며, 이홍구 중앙일보 고문, 남재희 언론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조직위원장, 황인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비롯해 이현숙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부의장, 김정희 남북민간교류협회 이사,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연구부장, 도법 조계종 화쟁위원장, 이국배 전 KBS 미주편성국장, 이남곡 연찬문화연구소 이사장 등 정치계, 학계, 시민사회계 30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해 북핵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를 모색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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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고문은 여는 말씀으로, 현재 남북이 평화를 이루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평화에 대한 북한의 공포, 남한의 체념”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 고문은 “북한은 지난 70여 년간 전쟁 가능성만 생각하며 살다보니 평화에 대한 공포증이 생긴 것 같고, 남쪽에서는 평화에 대한 체념이 일상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제 다시 평화포럼으로 공동의 노력이 벌어진다면, 바로 ‘북한의 공포, 남한의 체념’ 이것을 함께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4중 복합의 새 길 찾기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하영선 교수는 ‘북핵 위기 해결의 새 길 찾기’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에 한국이나 북한이 제시하고 있는 평화의 길은 답이 아니며, 장기적 시각에서 길을 안내할 내비게이터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하 교수는 북핵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제재와 관여라는 지금의 단순한 이분법적 논쟁에서 벗어나 ▲북핵을 실질적으로 억지할 수 있는 수단의 마련 ▲핵 없는 북한 체제의 삶과 번영을 확실하고 실용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새 평화체제의 구축 ▲북한의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이 비핵안보와 번영의 병진노선으로 진화하는 자구적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이를 위해 “4중 복합의 새 길 찾기”를 그 해법으로 제시하며 ▲제재 ▲억지 ▲관여 ▲자구 네 가지를 복합적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핵 위기 탈출을 위해서는 북한의 시장화, 정보화, 북한형 정치화 등 자구적 노력에 더해 한국, 주변 당사국들의 새로운 대북정책의 공진화라는, 21세기에 걸맞은 ‘3대 진화 역량’의 강화가 절실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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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휴전과 평화로 가는 입구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북핵 역사에서 반복돼온 제재와 억지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해결의 ‘입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북핵 해법: 올림픽 휴전과 2단계 동결론’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은 세계적 차원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올림픽 휴전을 북핵문제 해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핵능력 동결을 1단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 2단계 핵물질 생산 중단의 2단계로 나눠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단계 상황악화 중단을 올림픽 휴전과 동시에 추진하며, 남북한은 올림픽 휴전 기간 동안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포함한 상황 악화 중단을 합의하고, 이후 2단계 동결 협상으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재개하고 핵무기의 선제불사용 협정을 맺자”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표류가 안정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지금은 미국의 부재를 보완할 대안적인 ‘국제적 합의’ 구조를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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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대화는 이현숙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부의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북핵 위기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한편, 실질적인 평화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올림픽 휴전’과 함께 평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서자는 의견이 공감대를 이뤘다.
이남곡 연찬문화연구소 이사장은 “북핵위기와 평화의 길을 모색함에 있어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이니셔티브를 취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대립과 갈등이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입체로 튀어오를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 비전으로 한국에서 좌파는 계급투쟁론이 아니라 ‘계급협력론’을, 우파는 한 민족이 두 국가를 운영하는 ‘대민족주의’를 취하며 민족과 통일을 넘어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큰 꿈을 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진철 청미래재단 이사장은 “장기적으로 남과 북이 공진화를 하고 남이 이니셔티브를 가져야 하는데, 남쪽은 보수/진보로 나뉘어서 갈등이 해결될 줄을 모른다”며 “이 문제를 풀어가는 일에 노인들이 나서보자 해서, 현재 60대 이상 어른들이 ‘은빛 어른 평화순례단’을 만들어 평화의 물꼬는 트는 활동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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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성 민주평통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올림픽 휴전 등 평창 동계올림픽을 잘 활용하는 것이 자체의 성과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에도 좋은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남한의 선제적인 정치, 강력한 공공외교, 우리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사무처장은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국제적 평화 이벤트가 두 달 임박한 시점에서, 가능하면 비정치적이되 스포츠/문화 부분을 국내외적으로 관장해오던 분을 올림픽 특사로 보내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연구부장은 “북-미 대화가 이뤄질 경우, 한·중·일은 공히 거대하게 돌아가던 국제관계의 톱니바퀴에서 빠지게 되는 공포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중·일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 연구부장은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 올림픽, 그리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연달아 열리는 앞으로 만 4년은 흔치 않은 기회”라며 “이 시기를 ‘동북아시아 평화의 올림픽’이라고 엮어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시민사회가 함께 평화의 기간으로 삼아 ‘평화의 성화 이어달리기’ 등을 함께 하는 등 커다란 기회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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