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렸습니다> 교회사의 역설적 쟁점 II "마리아는 하나님의 어머니인가?"
지난 4월 23일(금)에는 교회사의 역설적 쟁점 두번째 자리가 "마리아는 하나님의 어머니인가?"라는 주제로 마련되었다.
발제자 이충범 교수(협성대)와 논평자 구미정 교수(숭실대)는 마리아에 관한 이론과 여성의 금욕 수행 전통들이 교회 안에서 강요되어 왔던 역사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이충범 교수는 발제문 <성모 마리아의 이력서>에서 마리아에 관한 교회사적 이해를 하나하나 짚어내며 그 의미를 되새겼다. 여성 금욕주의와 순결의 사회적 가치와 덕목이 남성과 다르게 요구되었던 사례들을 보여주었던 사례를 보여주었다. 남성은 금욕 수행은 괴물과 싸우는 투사의 이미지로 묘사되며 그들은 수도 생활을 통해 권력을 얻을 수 있었지만 여성은 그들이 자발적으로 금욕수행을 선택한 경우는 거의 없었으며, 수도 생활을 통하여 얻어지는 이미지는 철저한 회개였다. 수도원에서 나오고 싶어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불가능했다.
구미정 교수는 “여전히 가톨릭 신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마리아 경배를 개신교의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일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순결과 복종의 이미지로 각인된 마리아의 이미지를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 참가한 최우혁 박사(서강대 종교연구소, 연구원)는 그런 부정적인 면을 아는것도 중요하지만 역사적으로 지워져있는 것들을 살려내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하였다. 성차별이 당연시되었던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막달라마리아나 힐데가르드 등 예외적인 사례들도 있었는데, 그 적극적 전승들은 많이 지워지고 가려져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의 역할은 지워진 것들을 되살리는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최우혁 박사는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서 참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목했던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아에 대한 공경이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되지 않고 더욱 공고히 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가였다. 그 예로 한정애 교수(협성대)에 의하면 네스토리우스교(경교)가 중국에 선교될 때에도 중국인들에게는 고통받던 성자(예수)에 대한 내용은 거의 전달이 되지 않았지만 오히려 마리아에 관한 것은 잘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이유인 즉 아들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던 마리아는 세상 모든 이들 중 고통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으리라는 민중적 요청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불교의 관음보살과 같은 이미지이다. 한국 전통에도 여러 여신들이 있는데 그들은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딸이기 때문에, 아내이기 때문에 고통 받는 여성들을 위해 일한다. 마리아는 그런 자격이 충분히 넘치게 있는 분이다. 자신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성령의 요청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었던 자세를 적극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모임에는 가톨릭 수도자들도 함께 참석하여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은 마리아에 관한 가톨릭의 전통에 대한 개신교의 ‘숭배’라는 비판적 표현은 적합하지 않으며 마리아를 공경하는 것이라고 바로잡아주기도 했다.
개신교 측 학자들은 개신교에서는 마리아에 대해 너무 이야기하지 않고 있고, 마리아에 대한 전승이 너무 가난하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마리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요구되는 상황 속에서 이날 모임은 오늘날 의미있는 마리아론을 적극적으로 정립시켜 나아가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